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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함께할 회사를 선택한 기준

아몬드

작가
손원평
분류
소설
만남
2023.11
독서 시작(년)
2024
독서 시작(월)
2월
독서 완료(년)
독서 완료(월)
상태
완독
1.
표지가 매력적이어서 한참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감정표현불능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주인공이고, 그 아이가 세상에서 소수자로서 살아가며 겪게 되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 흡입력이 엄청 강했고, 내가 가지지 못한 관점을 볼 수 있었다.
2.
어제 오랜만에 율을 만났다. 율은 언어치료사다.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치료한다.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에 어려움이 많다. 치료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가끔 화가 날 때가 있다고 한다. '빨리 나아져야 이 사회에서 잘 살아나갈 수 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사실 아이가 나아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동료 선생님과 대화를 하며 어차피 나아지지 않는 아이를 이렇게 치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고 한다. 그러다 어찌 보면 '치료'라는 행위 자체가 소수자를 인정하지 못하고 그들을 다수의 사회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행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3.
아몬드의 주인공은 책이 끝날 때쯔음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감정을 못 느끼던 아이가 감정을 느끼게 되며 독자들은 희망을 발견한다. 그러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주인공의 상황이 나아지는 좋은 드라마이지만, 병을 앓아 감정을 못 느끼는 소수자가 결국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다수 사이에 편입되는 과정일 뿐이었다. 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만 한 작품은 아니었다.
4.
10년 전쯤 루나틱이라는 뮤지컬을 본 적이 있다. 정신병동에 입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미쳐서 격리된 게 아니라, 그들은 정상이지만 세상이 미친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도 가끔 세상을 바라보며, 저게 정상이고 내가 이상한 거라면 그냥 난 이상한 거 선택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소수이더라도 그게 '나'라는 세계에서는 정상이니까.
5.
임경섭 시인의 심시티를 읽고도 비슷한 감상이 느껴졌다.